Key messages
✔︎ ㅇ
1.
고가의 상품을 없애버리면 돈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에게 돈을 받아야만 하는 세계가 기다려.
퍼스트 클래스 좌석이 없는 항공권, 즉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밖에 없는 항공권, 그리고 VIP석이 없는 공연 티켓, 즉 일반석밖에 없는 공연 티켓은 각각 그렇지 않은 항공권과 티켓에 비해 반드시 가격이 올라가게 되어 있어.
2.
구분 | 의미가 없다 | 의미가 있다 |
도움이 된다 | 도요타, 닛산 (프리미엄) | BMW (프리미엄) |
도움이 되지 않는다 | X | 람보르기니 (럭셔리) |
슈퍼카를 소유하는 사람(진짜 부자)은 딱히 슈퍼카를 타지도 않아.
운전사가 있는 이동용 차를 따로 갖고 있고 슈퍼카는 ‘차고에 세워두고 술을 마시면서 바라보는’ 용도(인테리어)인 경우가 많아.
그들은 이동 수단으로 슈퍼카를 이용하지 않아. 즉, 기능(도움이 되는 부분)이 전혀 쓰이지 않는다는 거야. 그래서 슈퍼카는 도움은 되지 않지만 의미가 있는 위치에 있어. 더 심하게 말하면 의미밖에 없는 게 슈퍼카야.
사람들은 대부분 성능이 더 좋은 것을 추구하니까 경쟁 상품보다도 성능이 좋은 것에 비싼 값이 붙어. 일본 차나 BMW나 벤츠는 경쟁이 있는 것 중에 최상위 체험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야. 반면, 럭셔리란 경쟁이 없는 체험을 가리키지.
3.
구찌 옷을 살 때는 편하고 좋은 옷을 사기 위해 옷 가게를 돌아다니다가 가는 게 아니라 곧바로 구찌 매장으로 가잖아? 여기에 경쟁 같은 건 없어.
프리미엄 상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건 고객이야. 하지만 럭셔리 상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건 럭셔리 상품을 취급하는 사람이야. 즉, 가격 인상의 이유나 명분은 필요 없어. 기능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서 판매자가 말하는 게 곧 가격이 돼.
럭셔리를 번역하면 ‘호화’ 또는 ‘사치’라는 뜻이 되지만, 그러면 프리미엄과 구별하기가 좀 어려워. 직역하면 럭셔리와 프리미엄은 비슷한 단어가 되어버리니까
각각 다음과 같이 번역해 볼게.
· 프리미엄 = 고급
· 럭셔리 = 꿈
럭셔리는 호화롭고 고급이라서 독보적으로 비싼 게 아니야. 루이비통, 에르메스 같은 브랜드가 바로 그런 예야. 물론 디자이너 고용에는 돈이 들겠지만, 과연 소재 자체가 특출나게 호화롭고 고급인 걸까? 물론 좋은 소재를 사용하고는 있어. 하지만 그렇게까지 높은 가격이 붙을 정도로 좋은 소재를 쓰고 있는 건 아냐.
럭셔리의 가치가 특출나게 높은 이유는 럭셔리가 꿈 그 자체기 때문이야. 이건 수학 공식으로 설명할 수 있어.
꿈 = 인지도–보급도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도 갖고 있지 않은 것이 꿈이야. 이게 바로 럭셔리가 제공하고 있는 것의 정체야.
4.
‘의미’를 판매할 기회를 놓치고 ‘기능’을 판매하면 고객이 계산을 하게 돼. 결국 네가 준비한 상품과 서비스는 기능을 파는 또 다른 경쟁자와의 가격 경쟁 끝에 헐값에 시장에 내던지지 않는 이상 악성 재고가 될 수밖에 없지. ‘기능’은 돈이 되지 않아.
만약 우리가 리워드를 공개하기 전에 온라인 살롱에서 ‘킹콩 니시노가 2023년 7월에 펼칠 재미있는 이벤트의 VIP석’을 판매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큰돈을 내고 그 VIP석 티켓을 구매한 고객이 있다면 그들이 구매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티켓을 구매한 시점에는 자신이 어떤 리워드를 얻게 될지 구매자는 알지 못해. 따라서 그들은 리워드의 내용, 즉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한 게 아냐. 그들이 돈을 내고 구입한 것은 ‘니시노에게 보내는 응원’이야. 뭔지는 모르겠지만 니시노가 또 재미있는 일을 작당한다고 하니 그저 응원하고 싶어서 돈을 내는 거야.
이때 팔린 것은 기능이 아니라 의미라서 경쟁이 없어. 경쟁이 없으니 시세도 없어. 왜 7만 엔이라는 높은 가격을 책정했는지 아무도 묻지 않아. 물어봤자 이유를 설명할 필요도 없고.
5.
평범한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돈이 충분한 사람들, 즉 부유층이 원하는 것의 차이를 정확히 파악해야 해.
배가 엄청 부른데 서비스로 핫케이크가 나온다고 기쁘지 않잖아? 부유층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철저하게 이해해. VIP 전략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설명했듯이 부유층이 돈을 내지 않는 서비스는 판매가가 올라가. 싸게 만들기 위해서는 부유층을 잡아야 해. 단, 부유층이 원하는 것을 모르면 부유층이 구매하는 상품은 만들 수 없어.
대형 스타디움에서 가장 비싼 자리는 어디일까? 가장 많은 돈을 내는 손님은 어느 좌석을 구매하지? 백네트 뒤쪽일까? 아니. 선수나 출연자로부터 가장 먼 곳에 있는 ‘개별 관람석’이야. 선수나 출연자가 콩알만 하게 보이는 곳이라 차라리 그냥 거기 있는 모니터로 보기도 해.
그들이 구매한 건 스타디움에서 만난 친구 또는 연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이야. 부유층은 작품이나 스포츠를 사교의 장으로 이용하고 있어. 때에 따라서는 출연자와 앞으로의 관계성을 생각해서 ‘보러 왔다’라는 증거만 남기려고 오기도 해.
보러 온 증거만 남기려고 공연장에 온 부유층의 시간을 공연으로 채우면 어떻게 해? 초 단위로 움직이는 그들에게는 따로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그런데 그런 사람들을 움직여서는 안 되는 자리, 즉 맨 앞줄에 앉히면 어떻겠어?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에 던져놓고 시간을 빼앗으면 어떻게 해? 그들이 과연 만족할까?
열성 팬과 부유층이 원하는 것을 착각해서는 안 돼. 네 도전에 거금을 내는 사람이 어떤 삶을 사는지 한번 상상해 봐. 이 상상력의 차이가 네가 돈을 모으는 속도, 즉 꿈에 다가가는 속도를 결정할 테니까.
6.
현재 킹콩 니시노의 집에 들어가는 운영비는 세콤과 도어록 이용 요금 정도야. 한 달에 1만 엔도 안 들어. 킹콩 니시노의 집 이용료는 하루에 5만 2000엔이라서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예약을 받으면 흑자야. 이런 구조가 가능하려면 철저하게 고객을 가려 받아야 해. 고객을 받음으로써 비용이 발생하고 그만큼 더 팔아야 한다면 그런 고객은 받지 않아.
내가 직접 돈을 버는 것이 당연하다는 고정관념이 그동안 우릴 얼마나 괴롭혔는지 생각해 봤어? 그리고 많이 팔 수 없는 시대에 많이 팔아야만 흑자를 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생각해 봤어? 이제는 이 망령에서 벗어날 때가 됐어.
7.
뭐가 어떻게 되든, 우리가 울든 웃든 일본의 인구는 줄고 있어. 그리고 통계에 의하면, 20년 후 스무 살을 맞이하는 일본인은 80만 명 이상이 될 수 없어. 젊은이를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에게는 고객이 극심하게 줄어드는 위기 상황이지. 한국은 더 심각한 상태고. 우리는 더 이상 많이 팔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어. 지금과 같은 가격대로 그 시대를 극복할 수 있을 리가 없어. 우리는 지금 150엔에 팔고 있는 삼각김밥을 300엔에 파는 기술을 익혀야만 해. 그중 하나가 앞서 말한 벤츠처럼 ‘의미를 부여하는(브랜드화하는)’ 접근법이야. 브랜드가 되어버리면 기능은 같아도 비싸게 팔려. 하지만 누구나 브랜드를 만들 수는 없지. 브랜드 시장은 일류 크리에이터와 대형 광고회사의 소굴이야. 목표는 자유지만 맨땅에 헤딩하는 너에게 자리를 양보할 정도로 그들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
8.
기능(라멘가게의 경우에는 ‘맛’)으로 차별화를 꾀할 수 없게 된 시대. 고객은 무엇을 기준으로 상품을 선택할까? 한 가지 답은 ‘사람’이야. 어떤 상품을 사도 기능이 대체로 비슷한 세계에서는 ‘누구에게 살까?’라는 기준이 힘을 갖게 돼. 즉, 지금까지는 ‘무엇을 살까?’가 중심이 되는 ‘기능 검색’의 시대였다면, 이제부터는 ‘누구에게 살까?’가 중심이 되는 이른바 ‘사람 검색’의 시대가 열리는 거야. 라멘가게 A, 라멘가게 B, 라멘가게 C가 아니라 언제나 신세를 지고 있는 야마다 씨의 라멘가게를 선택하는 거지. 네가 소비자라면 어떻게 할래? 맛도 가격도 대체로 비슷한 경우, ‘어차피 돈을 쓸 거라면 나랑 친분이 있는 야마다 씨의 가게에서 돈을 쓰고 야마다 씨를 응원해야지’라고 생각하지 않겠어? ‘사람 검색’의 세계에서는 구매와 응원의 경계선이 모호해지고 모든 서비스가 크라우드 펀딩이나 팬 이벤트처럼 취급돼. 즉, 상품을 사는 이유에 응원이라는 항목이 들어가는 거야.
9.
팬은 싸게 사고 싶은 사람이 아니야. 팬은 응원하고 싶은 사람이야.
계속해서 기능만 파는 이상, 박리다매 게임에서 빠져나올 수 없어. 그러면 아무리 많이 팔아도 생활은 여유로워지지 않아. 지금부터 네가 팔아야 하는 건 기능이 아니라 의미야. ‘너를 향한 응원 대금’이 네 상품에 포함되는 형태가 되어야 해. 네 상품을 비싸게 팔고 싶다면 팬의 심리를 배워. 그리고 그 응원의 마음이 어디에서 생기는지 생각해.
10.
이 호텔 이야기를 하니 고급 호텔 마니아인 우리 살롱의 매니저가 자신의 이야기도 들려주었어. 그녀가 해외 고급 호텔에 묵었을 때 있었던 일이래. 꽤 비싼 호텔이라 딱 3박만 예약한 곳이었는데 마지막 3일째 되던 날, 방 안에 열쇠를 두고 나와 방문을 열 수 없게 된 거야. 어쩔 수 없이 프런트에 가서 스페어 키를 달라고 했더니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하더래. 그래서 매니저는 여권을 보여주고 무사히 스페어 키를 받아 방으로 들어갔대. 그런데 그날 밤. 초인종이 울려 나가보니 “하루 늦어서 죄송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라고 하면서 호텔 직원이 작은 생일 케이크를 가져왔다는 거야. 어제가 생일이긴 했지만 어떻게 내 생일을 알았지? 가능성은 단 하나. 프런트에서 여권을 내밀었던 그 타이밍이야. 그걸 보고 생일인 걸 알게 된 직원이 바로 케이크를 사러 달려갔겠지. 고급 호텔 입장에선 기껏해야 1500엔 정도의 케이크야. 그런데도 그 마음이 고마웠던 매니저는 ‘아, 어쩜 좋아! 감동이야!’라면서 그 자리에서 바로 1박을 연장했다고 해. 여기서도 부유층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올바른 서비스가 아니라 반하는 서비스야. 네 상품을 비싸게 판매하고 싶다면 기능에 취하지 마, 올바름에 얽매이지 마. 감정은 돈으로 따질 수 없어. 사람이 반하는 행동을 배우고 마음을 빼앗아.
11.
우리가 손님이라 부르는 사람 중에는 ‘고객’이 있고 ‘팬’이 있어. 고객은 상품을 사는 사람을 말하고 팬은 서비스 제공자를 응원하는 사람을 말해. 팬은 서비스 제공자를 응원하기 위해서 상품을 사는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지. 콘서트장에서 파는 수건이 딱 그런 거야. 고객은 기능을 사고 팬은 의미를 산다고 정리하면 더 명확하겠다.
고객과 팬은 달라. 서비스 제공자인 네가 상대하는 손님 중에는 고객과 팬이 있어. 그 비율이 고객이 9, 팬이 1이라면, 그것을 8 대 2로 만들고, 7 대 3과 6 대 4를 지나, 궁극적으로는 0 대 10으로 만들어나가는 작업이 (상품을 비싸게 팔고 싶은) 네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야. 지금 네게 필요한 건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일이야.
팬을 만들고 그들과 교감하려면 그들로 하여금 너를 응원하고 후원할 명분을 계속해서 만들어줘야 해. 즉 너의 꿈을 끊임없이 알리라는 뜻이야. · 꿈의 대금 = 목적지(꿈)–현재 위치 꿈이 없으면 팬은 생기지 않아. 사람들은 네가 꾸고 있는 그 꿈에 자신들의 돈을 투자한다는 것을 잊지 마. 따라서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현재 서 있는 위치와 당도할 목적지(꿈)의 위치를 계속해서 알리는 거야. 너는 ‘내가 어디로 향하고 있고 지금 어느 정도 부족한지’를 주위에 계속 알려야 해.
12.
여기 있는 손님은 모두 ‘다른 손님과의 소통’에 돈을 내는 거야. 이 가게의 콘텐츠는 다른 손님과의 소통이야.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이 있어. 애초에 왜 이 가게에 다른 손님과의 소통이 생겼더라? 이유는 불편해서. 거대한 오크통의 꼭지가 수압 조절에 편리하게 만들어졌다면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고 혼자서 술을 따를 수 있었을 거야. 하지만 그 거대한 오크통은 두 사람이 협력하지 않으면 술을 따를 수 없게 되어 있었어. 그리고 거기서 생겨난 다른 손님과의 소통이 이 가게의 콘텐츠가 된 거야.
인류 탄생의 순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불편함이 없는 곳에는 소통이 생기지 않았어. 그리고 기능으로 차별화를 꾀할 수 없게 된 오늘날에는 바로 그 소통이 최대의 부가가치가 되었어. 함부로 불편을 없애지 마. 기능만 팔게 될 테니까. 지금부터 할 일은 상품 속에 불편을 전략적으로 디자인해 보는 거야.
13.
엄밀히 말하면 세상에는 ‘필요한 불편’과 ‘불필요한 불편’이 있고, 우리는 필요한 불편에 돈을 내고 있어. 필요한 불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 혼자서 즐기는 불편과 여럿이 즐기는 불편이야. 혼자서 즐기는 불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쁨은 성장의 확인과 성취감이야. 조립식 장난감과 퍼즐이 그런 거지. 여럿이서 즐기는 불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쁨은 성취감의 공유와 소통이라고 할 수 있어.
바비큐 할 때 보면 불이 잘 안 붙던 숯에 불이 붙는 순간, 다 같이 환호성을 지르지? 친구가 고기를 굽다가 실수로 태우면 웃으면서 넌 고기도 제대로 못 굽냐고 구박하잖아? 그런 거야. 불편이란 무엇일까? 불편이란 질문이야. 수수께끼 퀴즈 같은 것. 혼자서 풀어도 기분 좋지만, 친구들이랑 협력해서 풀면 더 기분이 좋잖아? 그리고 친구들과 힘을 합쳐 풀고 나면 풀기 전보다 그 친구들과 더 가까워지잖아. 내가 일하고 있는 굴뚝마을에서는 이런 ‘여럿이 즐기는 불편’을 자주 판매하곤 해. 이를테면 ‘에펠탑에서 열리는 개인전 설치를 도와주는 티켓’ 같은 거지.
14.
실제로 소유하고 있지 않아도 소유하고 있다는 ‘감각’이 있으면 가치가 생겨. 광장에 있는 돌 화폐는 그나마 자기 거라고 말하면서 만질 수도 있고 보여줄 수도 있지만, 바닷속에 가라앉은 돌 화폐는 만질 수도 없고 볼 수도 없어. 누구도 ‘소유’하고 있지 않아. 그저 ‘소유하고 있다는 감각’만 있을 뿐. 그런데도 그 ‘소유감’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가치가 이동해. 재밌지 않아?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는 돌 화폐의 소유감은 이를테면 집하고도 교환할 수 있는 거야. 돈이란 것은 일종의 ‘공동 환상’이야. 눈에 보이지 않지만(환상), 모두가 믿음으로써(공동) 가치가 생겨나지.
15.
지금까지 여러 번 부가가치에 ‘의미’를 넣으라고 잘난 척하면서 충고했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기능의 가격은 안정되어 있지만, 의미의 가격은 변동이 심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해. 신용을 잃을 때는 한순간이야. 따라서 하이브랜드는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날마다 엄청나게 큰 비용을 지불하고 있어. NFT도 그래. 요즘 많은 NFT에 비공개 그룹의 초대장 등 다양한 특전이 따라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건 기능을 판매한다고 보긴 어려워. NFT가 팔고 있는 건 여전히 의미야. ‘이 그림이 좋아’ 또는 ‘이 그림 작가를 응원해’, 아니면 ‘이 그림을 가진 나, 좀 멋지지 않아?’ 같은 의미. 그만큼 가치도 변하기 쉬워. 이게 NFT의 번거로운 부분이기도 한데, 가치가 변하기 쉬운 상품(작품)은 ‘팔고 나면 끝’이 아니야. 판매한 상품의 가치가 폭락하면 네 상품을 사준 네 팬은 그저 바가지를 쓴 피해자가 되는 거야. 너는 너를 응원해 준 팬을 그렇게 만들고 싶어? 아니잖아. 따라서 우리는 판매한 상품의 가치를 꾸준히 지켜나가는 활동이 필요해. 이것이 ‘운용’이라 불리는 부분이야
16.
원리는 이거야. 아무리 팬이라고 해도 평소에 입을 수 있는 예쁜 티셔츠를 사고 싶으면 마음에 드는 브랜드의 티셔츠를 사겠지. 팬이 아티스트의 콘서트 티셔츠를 사는 이유는 ‘나는 이 아티스트를 좋아해요!’라는 의사 표시야. 그러니까 가슴에 큼지막하게 이름을 프린트해 주지 않으면 안 돼. 그리고 가슴에 큼지막하게 프린트된 이름을 본 사람이 ‘어? 너도 ○○의 콘서트에 갔었어?’라고 말을 걸기도 하지. 팬에게 콘서트 티셔츠는 패션 아이템이 아니라 일종의 의사 표시이자 소통 수단이야. 가슴에 큼지막하게 프린트된 아티스트의 이름을 지워버리면 그 티셔츠는 패션 아이템이 되고 의사 표시, 소통 수단을 찾고 있던 팬에게는 그저 그런 필요 없는 물건이 되어버려.
상품의 의미를 착각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야. NFT도 그래. 그림을 잘 그린다고 잘 팔리지 않아. 일단 SNS의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되는 NFT는 콘서트 티셔츠와 마찬가지로 소통 수단으로서만 수요가 있어. 단순한 도트 그림 NFT에 수백만에서 수천만 엔의 가치가 붙는 이유가 바로 그거야. 도트 그림 NFT를 트위터의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면 그걸 보고 새로운 팔로워가 날 팔로잉할 수도 있어. 그 도트 그림의 가치를 알고 있는 커뮤니티에 자랑할 수도 있고.
SNS 프로필 사진의 가치가 대부분 그런 ‘커뮤니티 수단’이라는 걸 모른다면, 즉 그림 실력만으로 NFT의 가치를 판단해 버린다면 도트 그림에 수백만에서 수천만 엔의 가치가 붙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을 거야. ‘저런 그림을 수백만 엔이나 주고 사다니, 사기 아냐?’라고 냉소 섞인 야유를 보내는 건 아티스트의 이름이 큼지막하게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은 팬을 보고 ‘저런 티셔츠는 평소에 입지도 않는데 바보같이 왜 사’라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야.
17.
분명 네게도 눈앞에서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있겠지? 네가 사랑하는 가족, 친구, 지인일 수도 있고, 혹은 너 스스로일 수도 있을 거야. 명심해. 언젠가는 그런 사랑하는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날이 반드시 올 거야. 자신의 무력함을 한탄하고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 비참한 순간 말이야. 가능하다면 그런 날을 맞이하고 싶지 않잖아? 그렇다면 가능성을 찾아. 모르는 것에 스스로 접근해서 가설과 검증과 실험을 반복해. 너만의 꿈과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필요한 돈을 모을 수단을 찾아.
18.
연예인이라면 ‘유명’하다는 것이 그 사람의 성과지만, 어떤 회사 대표가 이룬 성과는 눈으로 확인할 수가 없단 말이지. 이런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어필하고 싶지만 자기 입으로 대단하다는 걸 말하기엔 좀 모양이 빠지잖아. 그러면 자신의 대단함을 자기 대신 말해줄 누군가(무언가)가 필요하겠지. 바로 이때 활약하는 것이 고급 손목시계야. 한 회사를 이끌고 있는 회사 대표, 즉 사장에게 고급 손목시계는 시간을 확인하는 도구가 아냐. 사장에게 고급 손목시계는 ‘이렇게 멋진 시계를 차고 있으니 대단한 일을 하는 분’이라는 것을 타인에게 말해주는 일종의 대변자야. 스마트폰 사진 갤러리에서 본인의 차나 별장 사진을 보여주는 사장도 있을 거야. 차와 별장도 그 사람이 ‘대단한 분’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대변자가 되지. 오사카에서 최고로 잘나가는 중소기업 사장쯤 되면 무명의 젊은 개그맨을 술집에 데려가는 경우가 많아. 그 개그맨의 역할은 딱 하나. 사장의 매력을 다른 게스트들에게 알리는 거야.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자신의 매력을 자기 대신 말해주는 대변자’의 수요는 확실히 있어. 그것도 매우 많이. 그것이 바로 고급 손목시계이고, 자동차이고, 별장이고, 무명의 젊은 개그맨이야.
19.
주어진 기회, 쓸 수 있는 인맥 그리고 쓸 수 있는 돈에 계속해서 차이가 벌어질 거야. 격차가 생기는 이유를 쉽게 설명해 주는 유명한 게임이 있어. 규칙은 다음과 같아. 하나, 참가자가 시작할 때의 소지금은 1000엔. 둘, 동전을 던져 앞뒷면에 돈을 건다. 셋, 걸 수 있는 돈은 자기 소지금의 20퍼센트. 넷, 이기면 이긴 만큼을 상대에게서 가져온다. 매우 단순한 게임이야. 나랑 네가 이 게임을 한다고 쳐볼게. 서로 걸 수 있는 금액은 1000엔의 20퍼센트니까 200엔. 내가 이기면 내 소지금은 1200엔이 되고 네 소지금은 800엔이 돼. 다음 판에 네가 나(또는 1회전에서 이긴 사람)에게 리벤지를 신청한다고 해봐. 네가 걸 수 있는 금액은 800엔의 20퍼센트니까 160엔이고 내가 걸 수 있는 금액은 1200엔의 20퍼센트니까 240엔. 그런데 이번엔 네가 이겼어. 그러면 네 소지금은 960엔이 되고 내 소지금은 1040엔이 돼. 어때? 1승 1패(승률 50퍼센트)인데 격차가 생겼어. 이 게임을 여러 번 반복하면 승률 50퍼센트인데도 서서히 격차가 벌어지게 돼. 이건 돈뿐만이 아냐. 인맥도 기회도 마찬가지야. 세계는 제일 처음 이긴 사람을 편애하고 처음부터 ‘가진’ 사람을 편애해.
20.
내가 생각할 때 네 도전에 제동을 거는 사람은 다음 네 부류야.
① 널 방해하고 싶어서 그만두라고 말하는 사람
② 잘 몰라서 그만두라고 말하는 사람
③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그만두라고 말하는 사람
④ 현재의 경험을 토대로 그만두라고 말하는 사람
여기서 드림 킬러는 ①~③이야. ③은 과거에 실적을 남긴 사람이라서 조금 골치 아프지만, 그 사람이 바른 판단을 할 수 있었다면 지금도 현역 플레이어일 거야. ①~③은 그 순간의 감정이나 근거 없는 억측으로 네게 ‘그만두라’고 말하는 사람일 확률이 높고, ④는 현재의 데이터를 토대로 그만두라고 말하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①~③이 하는 말은 무시해도 괜찮지만, ④의 조언은 들어둬. 현역 플레이어가 “거길 파봤자 물은 안 나오니까 그만둬”라고 충고하는 건 한순간의 감정에 의해서도, 수십 년 전의 데이터를 토대로 말하는 것도 아니야. 조금 전에 그 사람이 거길 파보니까 물이 나오지 않아서 하는 말이야. 그런데 거기다 대고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잖아!’라고 반박하는 건 이상하지? 솔직하게 귀를 기울이는 게 좋을 때도 있어.
21.
시간을 할애해서 돈 이야기를 해. 가족이 모두, 팀이 모두 네가 돈을 '더러운 것, 천한 것'이라고 취급하는 한, 네 주변에는 너처럼 돈이 더럽고 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만 모일 거야. 돈에 대해 잘못된 지식을 가진 사람이 모일 거야. 그 커뮤니티 속에서 사는 한, 미래의 문은 열리지 않아. 그 커뮤니티 속에서 사는 한, 너는 소중한 사람을 지켜낼 수 없어.
22.
마지막으로 중요한 이야기를 할게.
넌 꿈이 있어? 하고 싶은 일이 있어? 아마 대부분 딱히 없다고 대답할 거야.
착각하지 마. 하고 싶은 일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아. 어느날 갑자기 꿈이 펑 하고 땅에서 솟아오르지도 않아. 하고 싶은 일이나 목표가 생기는 건 언제나 '작은 결과'로부터야. 행동으로 옮겨서 작은 결과가 나왔을 때 좀 더 큰 결과를 내서 좀 더 큰 기쁨을 맛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고, 그것이 하고 싶은 일이 되고 결국에는 꿈으로 빚어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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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where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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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17 ~ 4.26
'독서 메모 > 비즈니스, PM'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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